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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케이틀린 도티 사계절 출판 Will My Cat Eat My Eyeballs? : And Other Questions About Dead Bodies 아마도 죽는다고 하면 죽는다는 그 사실과 장례식의 여러 절차만을 떠올리기 쉬우므로 그 사이 죽은 사람의 육신에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잘 모른다. "죽음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아주 정상이야. 그런데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죽음을 궁금해하는 것이 '소름 끼친다'거나 '기이하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죽음에 관심을 가지면 비판해서 죽음을 직시하는 일을 방해하곤 해." 저자가 말했듯이 우리는 죽음에 대해 말하기 꺼린다. 하지만 책에서 아이들이 한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먹..
뉴턴의 아틀리에 뉴턴의 아틀리에, 김상욱, 유지원 민음사 출판 뉴턴은 과학자다. 아틀리에는 화가의 작업 공간이다. 이러한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뉴턴의 아틀리에'는 과학과 예술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와 유지원 디자이너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아 보강한 책으로 순차적으로 그들의 글이 번갈아가며 쓰여있다. 그 시작부터 도장과 물리학자의 그림, 빵과 버터의 글자체 글부터 흥미롭더니 모든 글들이 다 좋았고 재미있었다. 작가 로자노헤머는 사진 속 왼쪽 책자의 내용을 아주 조그마한 금분 조각에 나노 인쇄했다. 이 금분 조각은 200만 개에 이른다. 전시 오프닝에 작가는 그중 25만 개를 미술관의 공기 중에 뿌렸다고 한다. 공기 중에 떠도는 이 금분 조각을 관객들이 들이마신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 데이비드 베너타서광사 출판Better Never to Have Been : Harm of Coming into Existence  살다보면 기쁜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누구나 한 번쯤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근거를 들어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막연히 지금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존재보다 무존재가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 논증을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장은 굉장히 단호할 뿐더러 이성적이다. 우리 각자는 존재하게 됨으로써 해를 입었다. 존재하게 되는 것은 이득이 아니라 항상 해악이다. 나쁜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다. 어떤 삶도 곤경이 없지는 않다.  고통..
진짜 기본 고양이 육아 285 진짜 기본 고양이 육아 285, 후지이 고이치 삼호미디어 출판 일본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가 고양이에 관해 285가지의 질문과 답 형식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시크하고 쌀쌀맞은 아이도 언젠가는 다정하게 다가올까요? 자신이 좋을 때만 다가오는 게 고양이의 매력! 어리광을 기대하지 마세요. 고양이에게 자기 영역은 왜 중요한가요? 고양이는 무리가 아닌 단독으로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그런 고양이에게 자신의 영역이란 적 없이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스크래칭은 왜 하는 거예요? 발톱을 늘 날카로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함이에요. 마킹하기 위함이에요. 꾹꾹이를 하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이는 새끼 시절의 습성이 남아서 보이는 모습으로, 어미고양이의 유선을 자극해 젖이 잘 나오게 하려는 동작입니다. 모든 고양이..
인간들은 맨날 인간들은 맨날, 최진영 위즈덤하우스 출판 고양이의 시선에서 바라봄직한 인간에 관해 쓰여 있는 그림 에세이다. 들었던 말 중 가장 오래 생각했던 말은 '착한 척하지 마'. 오랫동안 묵히고 발효시켜 생각해본 바, 결론을 내렸다. 착한 척이라도 하는 게 낫지 않니? "저 사람 저거 다 거품이야. 가식적이야." 요즘은 게으름이 멋지게 보이고 싶은 욕구를 이긴다. 향기를 연출하는 부지런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매력이란 어떤 강력한 자기주장에 매료되는 것 아닐까? 어디서나 무난하게 어울리고 환영받는 화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가도 화환만큼 화려화게 존재감 없는 사물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증명해봐!" 언제까지 증명해야 해. 역시 너무 유명해져서 먼지 털리는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다..
친밀한 이방인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문학동네 출판 어느 날 소설가인 주인공은 '난파선'이라는 자신이 쓴 글을 쓴 사람을 찾는다는 신문광고를 보게 되고 한 여성과 만나게 된다. 그녀는 그 글을 쓴 사람이 남편이었다고 하며 남편이 사라져 찾고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의 본명은 이유미, 서른 여섯 살의 여자예요. 내게 알려준 이름은 이유상이었고, 그전에는 이안나였죠.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아요. 여자라는 사실까지 속였으니 이름이나 나이 따위야 우습게 지어낼 수 있었겠죠. 그는 평생 수십 개의 가면을 쓰고 살았어요. 내게 이 책과 일기장을 남기고 육 개월 전에 사라져버렸죠." 그리고 주인공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 그가 남기고 간 일기장을 바탕으로 그 알 수 없는 사람에 관해 좇기 시작한다. 드라마 '안나'를 보고 원작이라고 ..
왜 아가리로만 할까? 왜 아가리로만 할까?, 박정한,이상목,이수창 들녘 출판 다소 격하고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에 비해 예쁜 디자인의 표지라 자기계발서인 줄 모르고 에세이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글은 한사람이 쓴 듯한 글이라 모여 이야기하며 집필한 책인지 돌아가며 한 챕터씩 쓴 글인지 모르겠으나 공동저자로 이뤄진 책은 많지만 굳이 이런 자기계발서 같은 내용에 저자 이름이 셋일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었다. 책 내용은 제목인 아가리의 뉘앙스처럼 말로만 하지말고 실행하자고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루고 싶은 목표야 물론 있을 것이다. 정말 그 목표를 이루고 싶은가? 그러면 문자 그대로 정말 열심히 '노오오오력'해야 한다. 그래도 될까 말까다. 실천력은 사실 승패를 가르는 핵심 능력이다. 불행하게도 아가리들에게는 이 핵심 능..
보는 눈 키우는 법 보는 눈 키우는 방법, 베티 에드워즈 아트북스 출판 Drawing on The Dominant Eye : Decoding the Way We Perceive, Create, and Learn 사람의 뇌는 좌뇌, 우뇌가 각각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며 사람의 얼굴은 대칭이 아니며 개인에 따라 오른손과 왼손 중 주로 쓰는 손이 다르듯 눈도 그러한 맥락에서 우세한 눈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원제는 '우세한 눈으로 그림 그리기'라고 하는데 보는 눈 키우는 법과는 좀 동떨어진 내용으로 읽혀서 한국에서 출판한 책 제목의 기대감으로 본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저자인 베티 에드워즈는 '오른쪽 두뇌로 그림그리기'라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다. 미술을 가르치는 저자의 이력답게 이 책도 그와 유사한 맥락에서 읽..
메이커스 랩 메이커스 랩, 론 M. 버크먼 윌북 출판 Make to Know: From Spaces of Uncertainty to Creative Discovery 흔히 우리는 알아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여러 창작자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만들면서 알게 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즉시 확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큰 잘못이다. 순식간에 작품의 형태가 드러나고 노력하지 않아도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 거라 믿으며 아이디어가 명확해질 순간을 기다려봐야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길을 더듬더듬 찾아가야 한다." 빌헬름 에켈룬드 책은 창조적인 일을 한다고 여겨지는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화가, 시각예술가, 일러스트레이터,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자동차 디자이너..
잘 그리기 금지 잘 그리기 금지, 사이토 나오키 잼스푼 출판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여러분이라면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저자의 끝맺음답게 책의 내용은 잘 그리는 법이 아닌, 그림을 그리면서 누구나 해 봤을 법한 질문들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데생은 하는 의미가 있을까요? 데생은 해야 해요! 다만.... 데생은 잘 그리는 연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닙니다. 데생은 보는 연습입니다. 눈의 위치도, 상태도, 가치관마저도 제각각인 사람들에게 똑같은 감정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점과 이를 적용했을 때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훈련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훈련 방법 중 하나가 데생입니다. 데생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 세상에서 가장 쉬운 하고 싶은 일 찾는 법, 야기 짐페이 (주) 소미미디어 출판 책의 내용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자기이해'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랐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기 이해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질문해 봐야 할 것이 많다. 즉 자기이해를 위해서는 시간을 내어 스스로 차분히 질문하고 생각하고 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핑계 같지만) 휩쓸리듯 살다 보면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일 시간도 부족하고 생각할 시간도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유사한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크게 뾰족한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고 그 후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러니 책의 ..
작별인사 작별인사, 김영하 복복서가 출판 달리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간단히 요약하면 소년의 성장 이야기다. 그런데, 이 소년은 안드로이드다. 자신이 인간인 줄 알고 자라났던 소년은 어느 날 어떤 일을 계기로 인간이 아님을 자각하게 되고 다양한 일을 겪으며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 사이 소설은 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해 깊이 사유하듯 이야기한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많이 읽어봤지만 미래 배경으로 한 SF 장르는 처음인 듯해 작가가 이런 장르도 쓰는구나 싶어 새로웠고, 읽는 내내 작가에게 이 시작은 어디였는지, 도대체 이 소설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끝은 도무지 어떻게 되는 건지 종잡을 수 없어 궁금해지는 이야기였다. 결말과 작가의 말에서 읽힌 내용으로 보면 이것은 오로지 주인공 철과 선이의 이야기인 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