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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위즈덤하우스 출판 작사가의 에세이다. 전에 읽은 책으로 인해 저자의 책이 궁금해져서 읽었고, 책의 내용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언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글처럼 보였다. 책 소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의 언어들에서 김이나의 삶과 태도를 규정짓는 언어들, 그리고 그 언어들이 갖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단정히 풀어낸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미움받다, 소중하다 '관계'의 언어, 부끄럽다, 찬란하다, 외롭다 '감정'의 언어, 성숙, 정체성 '자존감'의 언어 등, 김이나가 오랜 시간 동안 섬세하게 수집한 언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각 언어를 통해 빚어진 매력적인 이야기가 촘촘히 이어진다." 일부 책에서 기억에 남은 내용은 다음과 같..
직면하는 마음 직면하는 마음, 권성민 한겨레출판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라는 부제처럼 예능 PD가 예능 만드는 일에 관해 쓴 책이다. 글을 쓰다 보면 다른 이야기가 끼어들만도 한데 오로지 PD로서만 쓴 글 같이 보여 좋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예능 제작이 궁금해서 읽은 것에 비해서는 구체적인 제작 과정은 많이 안 적혀 있어서 아쉬웠던 것도 같다. 책에서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이러했다. "그거 다 대본 아니에요?" 애초에 장르가 뭐가 됐든 콘텐츠에 '100퍼센트 리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 연출자라는 존재 자체가 모순이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에도 다 대본이 있다. 대본 없이 출연자에게 완전히 맡기는 방송이라 한들 카메라가 있는 이상 그게 '100퍼센..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비즈니스북스 출판 Brain View : Warum Kunden kaufen  <p data-ke-size="si..
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마케팅 때문에 고민입니다, 이승민 이코노믹북스 출판 광고대행사 대표가 집필한 온라인 마케팅에 관한 책이다. 대체로 온라인마케팅에 관해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 많아서 책의 내용을 안다고 해도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한 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책처럼 보였다. 책에 내용 중에서는 사람과 사업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이 좋았다. "너무 어려워요. 나는 마케팅에 영 소질이 없는 것 같아요" 하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해 키워드를 못 찾는 건 마케팅의 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잠재고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다. 따라서 키워드를 잘 찾고 싶다면 하루 한 번,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다양한 잠재고객이 되어보자. 그리고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나라면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볼까?' 이렇게 ..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 이동수 알에치코리아(RHK) 출판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죽는다.' 무슨 의미일까. 흘낏 봤을 때는 소위 말해 그래서 회사 때려치워야 한다 같이 워라밸을 강조한 책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그런 책 아니다. 워라밸을 강조한다면 강조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무작정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와 닿았던 글은 이러했다. 내 삶에서는 내가 사장이고 주인이다. 그러니 내 삶에서만큼은 '내가 사장이다' 생각하고 내 일처럼 일해야 한다. 일을 했으면 결과를 가져와야 하듯이, 삶을 살았으면 경험한 것을 가져와야 한다. '내 회사가 아니다'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이 아니라 그저 사실일 뿐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다고 내 회사도 아닌데 월급루팡이..
프로가 되기 위한 작화 기술 프로가 되기 위한 작화 기술, 오시야마 키요타카 영진닷컴 출판 일본 애니메이터 감독이 그림 그리는 일에 관해 쓴 책이다. 출판사 소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20대에 '전뇌 코일'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뛰어난 작화 실력을 보여준 오시야마 키요타카가 그림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거나, 목표를 상실했을 때 나름대로 답을 찾고, 그 위에서 작화 기술에 대해 생각해 보는 휴식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따라서 이 책에는 그림 그리는 법에 관한 '기술'로서의 글은 없다. 그런 이유로 작법서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기술도 사람의 이해와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분명..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 박정훈 빨간소금 출판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배달과 라이더, 플랫폼의 노동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책의 소개에서 볼 수 있는 김훈 작가의 글로 보면 다음과 같은 책이다."플랫폼에서 노동자들은 플랫폼에 고용되어 있지 않고 스스로 사장이며 고립무원의 단독자이다. 플랫폼은 자본주의의 거대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그 존재 방식은 신기루와 같고 허깨비와 같아서 법과 제도로 규제하기 어렵다. 배달 노동자 박정훈은 이 끝없는 미궁 속을 달리면서 인간의 몸으로 부딪친 현실을 기록하고 있다." 라이더 아닌 독자로서는 배달의 민족이 배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읽었고, 내가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점에 주문하면 그 배달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책을 통해 알게 된 ..
문장과 순간 문장과 순간, 박웅현 인티N 출판사의 책 소개 글 "광고인 박웅현이 6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전작 에서 책 깊이 읽기의 즐거움과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가 이번에 새롭게 펴낸 책은 에세이로, 광고인이자 독서인으로서 틈틈이 기록해온 문장과 일상의 단상이 산뜻하게 담겨 있다." 좋았던 글 "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현자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중에서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다음 날에 수영을 하러 가야겠다고, 산책하기 좋은 날이라고 생각한다. 햇빛이 눈부셔 방아쇠를 당기..
개와 고양이와 쥐 개와 고양이와 쥐, 바두르 오스카르손 진선아이 출판 그림책의 등장인물인 개, 고양이, 쥐는 친구다. 쥐는 고양이에게 쫓겼고 고양이는 쥐를 쫓았고 개는 고양이에게 짖고 쫓으며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이제 그들은 친구라서 쫓거나 사이 나쁘게 지내지 않는다. 그런데 어쩐지... 심심하다. 차마 입으로는 말하지는 않지만 쥐도, 고양이도, 개도 마음은 다 그러하다. 모두 '너를 쫓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다 결국 참다 못한 개가 고양이에게 짖어대고, 고양이가 쥐를 쫓고, 쥐가 개의 꼬리를 망치로 찍는 일 등이 발생한다. 이들은 그날 밤 모두 영문을 모른 채 서로 친구들이 각자 꾀어서 자신한테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 후 개와 고양이와 쥐는 만나서 왜 그랬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쥐는 생각한다..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그까짓 고양이 그래도 고양이, 무레 요코 문학사상 출판 무레 요코 작가는 고양이에 관한 글을 여러 번 썼다. 대부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고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서 유쾌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작가의 아저씨 고양이 부, 차에 태우면 울어대는 친구 고양이 비, 동네 채소 가게의 남의 얘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던 시로, 집사의 눈을 벌려 깨우려는 여왕님 등이었다. "아아, 이 얼굴은 어떻게 안 될까?" 양손으로 부의 얼굴을 감싸 안고 주물럭거려봤다. 어릴 때라면 살이 연해서 조금은 교정이 될지도 모른다. "갸르릉 갸르릉" 얼굴을 주물럭거리는데도 부는 기분이 좋은지 갸르릉거리며 누워서 버둥거렸다. 부는 내가 회사에서 돌아오면 계단 위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고 내가 방으로 들어가면..
최소한의 이웃 최소한의 이웃, 허지웅 김영사 출판 한 나라, 한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글이었고, 처음 봤을 때는 책 제목인 최소한의 이웃이라는 말이 언뜻 이해가 안 됐는데 후에는 그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감히 요약해 말하면 이웃에 관한 글이고, 책 소개에 따르면 "'최소한의 이웃'은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분투기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 말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지 않나 싶다. 또는 작가의 글처럼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 책이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이 거창한 게 아닐 겁니다. 꼭 친구가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같은 편이나 가족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해받..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 출판 ひとりでカラカサさしてゆく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에쿠리 가오리 신작이었다. 소설의 내용은 세 노인이 한 호텔에서 함께 죽는 일이 발생하고 그들을 둘러싼 가족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회상하며 또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간단히 말하면, 죽음과 유가족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만약 그들이 '죽은 이유'에서 비롯된 사건 위주의 내용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데 읽는 내내 그 인물관계가 잘 그려지지 않아 그 당혹스러움이 실망보다도 컸다. 읽던 중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어볼까도 했지만 끝까지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았고 결국 정리해서 읽을 만큼의 이야기처럼도 여겨지지 않았다. ..